* 트위터의 글쟁이 연성 봇(@to_you7)님이 게시하신 익명의 분이 만든 파티스 세계관을 이용한 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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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스리랑카에서 독특한 빛깔의 사파이어가 발견되었었대요.
사파이어 하면 보통 맑고 푸른색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이 사파이어는 말이죠.
자색 같기도 하고 오렌지빛 같기도 하고...
두 가지 색이 섞여서 어떤 색이라 명확하게 말할 수가 없더래요.
그런데 이 보석이 색이 너무 예뻐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대요.
'스리랑카의 자색 연꽃과 인도양을 곱게 물들이며 지는 석양 노을빛이 결혼한 색' 이라고...
연꽃과 석양이 조화를 이루는 보석이라고 불리는 이 보석의 이름이 뭔지 알아요?
...
눈물을 흘려본 적이 거의 없기에 나는 내게 주어진 보석이 어떤 것인지 몰랐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빠르면 초등학생 때, 느리면 고등학생 때 자신에게 주어진 파티스의 색을 알았다.
그런데 나는...
22살이 지나가는 끝자락,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금에서야 내 파티스의 색을 알았다.
지금 씻기 위해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내 눈에서 떨어진 염분기 가득한 액체가 볼을 타고 흐르다 서서히 제 색을 가진 보석으로 변해 무겁게 떨어져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퐁, 달그락-
물에 빠진 내 파티스는 투명한 색이었다.
붉은색인지 분홍색인지 오렌지색인지 애매모호한 색이지만 물 속에서 이지러지는 색은 참 고왔다.
곱지만 딱 정하기 애매모호한 색.
그것이 내 파티스의 색.
그리고 지금 내 모습, 내 마음 같은 색.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나 같은 그런 파티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나는 아름답지도 맑지도 않다는 것이랄까...
한참 멍하니 물 속에 떨어진 파티스들을 보고 있다가 손을 넣어 건져냈다.
손바닥 위에서 빛을 반사시키는 파티스들이 제각기 색이 또 조금씩 달라 자조적으로 픽 웃어버렸다.
정말 나란 사람은 무엇일까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서...
지금 내 마음이, 내 감정이 어떤지도 모르겠기에...
온통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이 상황에 파티스마저 종잡을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명확한 것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명확하다 착각했을 뿐...
퐁-
또 하나의 파티스가 물 속에 잠겨가며 애처로운 울음을 남겼다.
.
.
.
처음 파티스의 색을 알게 된 날 이후로 며칠 되지 않았는데 파티스를 모아둔 작은 유리병이 꽉 찼다.
그리고 지금 내 무릎 위에도 파티스들이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며칠이나 지났더라...?
문득 그날 이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궁금해져서 벽에 죽은 듯 기대있던 몸을 세우고 느릿하니 고개를 돌렸다.
한손에 들린 핸드폰의 화면을 켜니 3일하고 6시간이 지난 시간이 표시되었다.
내게 시간을 알려준 것을 끝으로 핸드폰은 깜빡이던 배터리와 함께 사망했다.
아... 충전해야지.
충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앉은 자세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겨우 핸드폰과 무릎 주변에 흩어진 파티스들을 주워 일어났다.
침대의 기능을 같이 하고 있는, 내가 사는 다락방에 있는 거의 유일한 소파베드를 등지고 걸어가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또 잔뜩 모인 파티스를 다른 유리병에 담았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노을을 닮았다 불리는 머리카락은 반곱슬이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붕 떠서 햇빛에 잔뜩 제 색을 이지러뜨리고 있었다.
그 아래 하얗고 갸름한 얼굴선 안에 오밀조밀 박힌, 22년을 봐온 내 이목구비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살짝 부어오른 눈두덩이 아래 민트빛 눈동자가 검게 죽어 무감정한 상태로 날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파리하고 곧 죽을 것처럼 생기 없는 얼굴색과 표정이 꼭 만들어진 가면 같았다.
생기 없는 눈동자가 슬쩍 움직여 거울에 비친 내 목덜미의 흐릿한 꽃자국을 훑었다.
그걸 잠시 바라보다 피식 의미 없이 웃었다.
허무한 조소를 짓고 있는 내 얼굴을 내가 보고 다시 표정을 지워냈다.
3일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기대 앉아 파티스가 만들어지는 것만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죽지 않을 정도의 물과 가벼운 음식만을 섭취하며 소파베드에 앉아서 하루 해가 뜨고 지고 별이 뜨고 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저 그냥 그렇게 숨만 쉬고 있었다.
핸드폰에 몇 명의 사람들에게 온 연락을 무시하고 그대로 앉아서 가만히 곱씹고 있었다.
그러다 파티스들끼리 부딪쳐 깨질 때쯤이 되면 그제야 조금 움직여 파티스들을 병에 담고 물을 마시곤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모습...
.........웃기지도 않아. 그치?
피식, 마른 웃음을 남기고 스르륵 유령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에 하나씩 걸쳐둔 천들이 떨어져 내렸다.
벌컥
욕실문을 열자 싸늘한 한기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에 와닿았다.
하지만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욕실로 들어가 샤워부스에서 찬물을 틀고 맞았다.
붕 떠 있던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 가라앉으며 달라붙었다.
이내 이들이 딱딱 마주 부딪치며 소리를 냈다.
파들파들 몸이 떨리며 물방울들을 흔들었다.
퍽
욕실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쾅쾅
다시 한 번, 또 한 번, 또.. 또....
물줄기가 쏟아지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으르렁 거리는 울음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차가운 물줄기에 섞여 뜨거운 액체가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말이 되어 나오는 소리는 없었다.
그냥 그저 그런 단말마의 소리가 욕실 벽에 부딪치고 울리고 튕겨나가- 사라졌다.
상처입은 짐승마냥 울부짖었다.
속에 있는 말은 많은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못한 말은 너무 많은데
왜 말을 하지 못한걸까...
아니 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 맞으려나?
무력감과 허무감에 천천히 주저앉았다.
물줄기가 등줄기 위로 떨어져 내렸다.
간헐적으로 떨리는 하얀 덩어리 위로 차디찬 물방울이 부딪치고 튀어 올랐다.
차가운 물줄기 아래에서 부서지고 부서지고 부서지고 부서져서 무너져 내린 것은 붉디붉은 파티스.
허공으로 부서져 날아간 것은 의미 없는 소리가 되어 버린 내 감정.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가 되어서야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뻗어 물을 껐다.
한 발만 내디디면 쓰러질 것 같은데 억지로 몸을 일으켜 수건으로 몸을 감쌌다.
거울 속엔 물에 푹 젖은 내가 보랏빛 입술을 한 채 덜덜 떨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피부색은 창백하다 못해 푸르스름하니 파리했다.
이게 뭐하고 있는 짓이람...
부끄러움에 더 자신을 마주보고 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애써 거울에서 시선을 돌리고 한 발 한 발 샤워부스를 나왔다.
자그락 자그락
욕실의 타일 위에 떨어진 자잘한 파티스의 파편이 내 발에 밟혀 작은 소리를 내고는 이내 가루가 되어 버렸다.
욕실을 나와 그대로 소파베드에 몸을 묻었다.
몸의 물기를 닦지도, 머리를 말리지도 않고 그냥 수건만 두른 채 이불에 몸을 부볐다.
....야속하게도 익숙한 향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아주 희미하게...
'그러면 감기 걸려...'
순간 들려온 소리에 흠칫하고 놀랐지만 이내 눈을 감았다.
코 끝에 맴도는 아련하도록 옅은, 다정한 향이 전해오는 이미지에 나 자신을 묻었다.
허무하단 것, 착각이란 것, 상상이란 것 알면서도 그렇게...
환청이라도 환각이라도 좋으니까
내 곁에 있어줘...
감기 따위... 걸리라지.
아무 상관 없어 이젠...
아니 사실은 걱정도 하지 않잖아...
그냥 말 뿐인 것이었잖아.
분명 옆에 있었다면 당신에게 상처일 말을, 당신이 한 소리 할 말을 중얼거렸다.
버려진 내겐 더없이 진심인 말이지만...
이불 속으로 파고 들며 고집스럽게 눈을 감았다.
이런다고 바뀌지도 않지만, 설령 바뀐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바보같이 하는 나 자신이 미련하다.
그 끝이 당신에 대한 부정이란 것도 내가 다 모자른 탓이겠지...
너무나 어린애 같은 치졸한 투정.
제발 이런 날 봐줘. 라고 어린 아이들이나 할 법한 행동을 하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정하고 싶지도 원망하고 싶지도 않은데...
이래놓고 후회할 것이 뻔한데...
하지만 이러지 않으면 또 견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
잠시만... 미안해.
그렇게 잠들었다 깼을 때 내 옆에는 어느 것보다 고운 분홍빛과 주홍빛이 섞인 커다란 파티스가 놓여 있었다.
...
알고 있다.
이러는 거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거.
그냥 내 스스로를 내가 버리고 비참하게 만드는 짓이란 거.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인정하기 싫어 도망치는 거라는 거.
어떻게 하든 돌아오지 않아 그 사람은...
그리고 넌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야.
그러니 지금 이 모든 것은 그 어떠한 의미도 지니지 못해.
당장 일어나.
그 사람이 잘 지내라고 했잖아.
보란 듯이 잘 지내는 것이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네 유일한 복수 아냐?
근데 왜 이러고 있어?
내가 왜 그 사람의 말을 따라야 하는데?
난 아파하면 안 돼?
아무것도 하면 안 돼?
이러면 안 돼?
왜?
난 뭐야 그럼?
아아 시끄러워
제발 날 그냥 가만히 내버려둬
다 사라져
차라리 아무것도 없던 것처럼 다 지워져 버려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덜 아플까?
그래 그랬겠지.
아플 일도 없을거고
어쩌면....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다 잊어버리고 싶어.
그렇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어.
그리고 시간을 돌이켜서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온다해도 아마...
난 똑같이 하겠지.
똑같이 그 사람을 잡을 것이고 그 사람이 내게서 떠나는 일이 없게 만드는데 그 기회를 쓰겠지.
.....설사 그것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말이야.
그럼 뭐야.
대체 난 뭘 원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하면서 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그거 위선이야
널 똑바로 봐
좋은 이별이란 게 어디있어?
추하고 질척질척해
사실 그 안에 깊은 걸 보여주면 싸우게 될까봐 두려웠던 거잖아
영영 잃어버릴까봐
싫어하게 될까봐
안 그래?
사실은 너 따위 아무도 진실로 좋아해줄 사람 없다는 거 알잖아
사람의 감정이란 얄팍하기 그지없지
그 사람이 널 제대로 알았다고 생각해?
아니잖아
사실은 네 곁에 꼭 묶어두고 싶은 거잖아
인정해 넌 결단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알아 안다고
나처럼 추하고 못난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말도 바꾸고 책임지지 못하고 매달리고 있는 그런 나.
싫어 싫다고 나도...
버려지는 거 같단 말이야
버려지고 싶지 않아
싫어
하지만 어떻게 해...
이해해야지
이제 남은 건 내 몫이니까 감정 정리 해야지
아프잖아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살려면... 내가 살려면 해야지
이런 거 저런 거 겪으며 성장하는거지...
예뻤으니까 소중했으니까 이렇게 아픈 거잖아
아쉬워서...
더러운 마음 정리해내고 버리고 예쁜 것만 담아서 기억하자
하고 싶은게 많았어
그리고 그 사람이 한 말 믿었어
내게 한 약속 믿었어
하지만 그 약속 지켜지지 않았어
그게 아파
그게 미워
그게 싫어
이건 어떻게 해야해
자꾸 이거 때문에 그 사람을 거짓말쟁이라 부르고 원망하게 되는데 이건 어떻게 하라고!!!!!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해?
내가 어떻게 행동하길 바란거야?
어떻게 해야해?
어떤 게 맞는거야?
응?
누가 좀 대답 좀 해줘
이 감정들도 이 생각들도 다 모르겠어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어떻게 되는거야?
어느 게 맞는거고 어느 게 틀린거야?
알려줘
나 죽을 거 같아
너무 힘들어
숨이 막혀
내가 감당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지금 나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꾸 나에게 다른 것을 하길 강요해
도와줘
괜찮아져야 한다고 수십번 수천번 되뇌는데 그게 될 리가 없잖아
계속 생각나고 계속 아파
계속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를 애써 꺾어
얼마나 더 아파야 이게 끝날까
빌어먹을 내..... 첫 정.....
바닥에 집어던져진 내 첫 마음
....
스스로를 이렇게 버려두고 망가뜨리고 상처입히고 있는 것이 잘하는 짓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서도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이대로 있고 싶었다.
자고 싶으면서도 자고 싶지 않았다, 아니 잠이 오질 않았다.
먹고 싶지도 않고 먹으려해도 먹어지지 않았다.
그냥 무기력한 진공 상태 어딘가에 내가 부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죽은 것처럼 늘어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손에 잡히는 것을 그대로 집어던지고 깨부수고 망가뜨렸다.
폭풍처럼 한 차례 그렇게 속에 든 검은 것을 토해내고 나면 또 다시 찾아오는 정적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또 다시 울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 감정과 생각이 극과 극을 향해 내달렸다.
그러나 극과 극에서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었다.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것과 나는 정말로 나쁘다는 사실.
형편 없다고 바보 같다고 멍청이라고 지저분하다고 스스로를 탓하고 공격할 때만은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만들어진 파티스를 깨부수고 손에 들린 것이 무엇이든 내 스스로를 향해 내리찍었다.
자책과 자아혐오가 날 살리고 있다는 사실이 웃겨서 미친 듯이 웃었다.
피가 튀듯 내 웃음소리와 함께 파티스들이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모래성이 파도에 허물어지듯 뒤로 천천히 쓰러져 천장을 올려다봤다.
먼지들이 햇빛에 반짝이며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한팔로 눈을 가렸다.
그래.
인정하자.
바뀌는 것은 없다.
첫 사랑은 끝났고 이제 돌아왔다.
나 혼자인 일상에...
짧디 짧은 꿈 같은 연애가 끝난 것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런 내 모습은 내가 평소 이해하지 못하던 실연한 연인들의 모습이다.
그러니 얼른 털어버리고 원래의 나로 돌아와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쓰라리고 괴롭고 이상한 것인지 조금도 모르겠다.
연애 이전의 일상이 기억나질 않아....
지금 이런 상황에서 당신을 그리고 기다리고 있다면...
그건 정말로 미련한건데 그러고 있나봐
아직도 당신이 내 일상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어
보고 싶어
모든 게 당신한테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떠올라
이걸 어쩌면 좋지....?
이런 거 끝내야 할텐데
그래야 할텐데
그치?
....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어 라는 말로 포장하기엔 너무 힘들다.
좁아터진 작은 내 가슴의 수용량을 넘은 감정이었다.
시작도 끝도 모든 것이 한순간에 세게 치고 가는 사고였고 신기루 같았다.
별똥별이었다.
한순간 갑자기 나타나 내 눈을 멀게 만들고 내 마음에 들어와서 따뜻하게 데우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별똥별.
내 별님
내 심장
내 사랑
내가 돌아갈 내 유일한 마음자리
신기루처럼 아련해서 더 애틋한 내 사람.
나의 전부를 줘버린 사람.
이렇게 아프게 만들어서 밉고 또 미운데 미워하기조차 미안한 그런 아름다운 사람.
닿고 싶어.
다시 한 번만...
안고 싶어.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게...
옆에 있어주기만을 바랐는데...
내가 바란 건 그거 하나였는데....
나한테 먼저 좋아한다고 말한 것도 당신이었고
귀하고 소중하다 해준 것도 당신이었고
당신 꺼라고 한 것도 당신이었잖아....
왜 이렇게 아프게 만들어...
이젠 내가 싫어?
아무것도 아닌거야?
아니면... 전부 거짓말이었어?
만나면 헤어지는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은 아니잖아
하아... 모르겠어
속이 너무 시끄럽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어
명확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아는데...
그런데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바보같은 이 마음을 어쩌지
얼굴만이라도 보고 싶어
그냥 옆에, 아니 내 시야 안에 당신이 있어줬으면 해
처음이라서...
모르는 게 너무 많았던 나라서...
당신한테 부족했던 것일지도 몰라
상처줬던 것인지도 몰라
그래도 너무 아프다....
짧은 시간동안 내 모든 걸 다 줘버려서...
당신이 가져간 것인지 바닥에 버린 것인지 모를 내 모든 마음 빈자리가 아파
.
.
.
흐릿해지겠지
당신이 내게 새긴 흔적들이 사라져가듯이
당신이란 존재도 내게서 흐릿해질거야
예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때쯤이면 이 아픔도 무뎌지겠지
누구에게도 마음을 여는게 두려워 지금은...
말 못했지만 내게서 사람이 떠나가는 거 못 견뎌해 나...
기다리는 것을 멈춰야할까
모르겠네
아직도 당신과의 추억 속에 머물고 있는 내가 잘못일까
모든게 당신으로 연결되는 이 상황이 내게 너무 힘겨워
나도 당신처럼 훌훌 털고 떠나버릴까
그런데 혹시나 당신이 날 찾아올까봐 그러지도 못해
이 감정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걸까...
하지만 지금 내게 가장 명확한 단 한가지 생각은...
당신이 보고 싶다는 거야
.
.
.
오묘한 빛의 파티스를 보다가 검색해봤어
그랬더니 특이한 이름의 보석이 나왔어
파파라차 사파이어
연꽃과 노을이 결혼해 태어난 보석
아름다운 해석이라 놀랐어
난 나처럼 이도 저도 아니고 모르겠는 보석이라 비웃었던 거 같은데...
노을...
노을이라....
어쩌면 내 마음인지도 몰라
이 보석의 색은...
노을빛으로만 가득했던 내 세상에 또 다른 색을 알려준 당신 덕에 만들어진 내 마음.
흔히 사랑에 비유하는 분홍빛 보랏빛 자색빛 붉은빛
헤어진 지금엔 고통의 색 같은 그 붉음.
거기에 어린 나의 색, 노을빛.
핏빛 마음의 보석.
나란 노을이 내린 심장을 고스란히 닮은 보석
아름다우면서도 애틋하고 아프고 슬픈 하나로 또렷하게 정의되지 않는 내 사랑의 보석.
내 파티스.
이걸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어...
조금만 더 빨리 알았다면
그래서 당신에게 선물했다면...
그랬다면 좋았을텐데...
.
.
.
여전히 많이 아프고 힘들어
당신이 많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나 자신을 상처 입히는 짓은 조금씩 줄이고 있어
시간이 좀 지나니까 무뎌지나봐
물론 그렇다 해서 당신이 범람할 때
혼란스럽지 않은 건 아니야
그럴 때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처음과 같아져
그런데 그나마 이젠 조금씩 다른 걸 해보는 중이란 것이지....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이렇게 걸어가다보면 언젠간 정말로 괜찮아질거라 믿으니까...
미련을 잘라내고
마음을 묻어두고
그렇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당신을 원망하기도 했어
그래서 부정해봤어
그랬는데 그게 더 아프더라
그게 더 비참하더라
그리고 당신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그래서 당장은 생각을 멈추기로 했어
아픈 만큼 아파하고
힘든 만큼 힘들어하고
모든게 다 깨끗하게 정리되면 그때까지 미뤄뒀던 우리 감정을 좋게 끝낼 수 있을거라고...
온전히 예쁘게만 기억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
지금 이렇게 힘들지만 행복했던 것도 소중했던 것도 예뻤던 것도 사실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어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상황이 흘러가는대로
그냥 있어보려고...
아직 난 어리고 이기적이라 내 상처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당신도 힘들고 아플텐데 그런 말을 했어.
부디 아파하지 말아줘
부디 힘들어하지 말아줘
건강하게 행복하게 그냥 있어줘
이율배반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논리지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좋게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이렇게 망가진 난 내가 알아서 해야하는 거니까 나는 신경쓰지마
이런 내가 위선적이고 이기적인가
잘 모르겠어
그래 위선적이고 이기적인지도 몰라
그래도 언젠가 만약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 이 가장 아름다운 파티스를 건넬 수 있기만을 바라...
다시 시작하지 않고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진다 해도...
지금 이 나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이 담긴 이 보석을 주고 싶어
안녕
보고 싶을거야
내 사랑
내 심장
내 꽃
내 여왕님
귀하디 귀한 나의 별
미련스레 잡고 있던 걸 이젠 놓으려 해
Hello
Goodbye
우린 여기까지 했어
Hello, Goodbye and Hello
다시 안녕 하고 인사할 수 있길 바래
그때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웃으며 인사할게.
사랑해
작용 반작용의 원리처럼 지금 이 고통 또한 내가 당신을 얼마나 마음에 품었는지 증명하는 거야
그러니 이 고통 또한 견딜 수 있어
사랑해
나쁜 건 다 잊어버리고 예쁜 것만 기억할게
지금 이 모든 건 내가 당신을 사랑했던 증거 라는 말
이젠 공감할 수 있어
안녕
사랑해
정말로 안녕이야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스런 내 사람.
부디 아프지도 힘들지도 말길.
.............
횡설수설
며칠 나눠 썼는지 모르겠네
이별한 사람의 마음을 써보려 했는데
거참 어렵군....
어렵고 답이 없고 모르겠어요
일기 같기도 하고 뭐랄까....
자기 마음속의 대화 같기도 하고...?
저렇게 말하면 상대가 부담스러울 것도 같은데...ㅎㅎ
그래도 저것 역시 진심일테니까...
과연 어디까지가 배려고 어디까지가 이기심인지
불명확한 것 같아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서 자신을 버려두다가
불현듯 미친듯 억울하고 화나고 원망스러워졌다가
사랑한 사람이기에 원망도 못하고 미안해하다가
결국엔 자기 스스로를 부정하고 학대하고...
처음부터 없던 일이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행복했던 기억을 부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괴로워하는...
그렇게 조금씩 변하는 마음에 혼란스럽고 힘겨워 하다가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는게 옳은지 찾아가면서
조금씩 깨닫고 성장해가는 그런걸 써보고 싶었는데
결과는 대환장쇼 됐네요
핏빛 마음의 보석.
작용과 반작용은 사랑에도 적용된다.
이 부분을 써보고 싶었어요
과연 답이 뭘까요
연애...
사랑이란 것에 있어서...
귀하고 소중하지만 때론 비참하기도 하고...
놓고 싶은데 놓을 수도 없는...
이래서 사랑은 미친 짓이라 하나봅니다
해답도 없고 명확하지도 않고...